♣ 문 학 감 상 실 ♣/▶ 낭 송 詩 ◀

♣ 그러나 어쨌든/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마도로스캡틴 2008. 3. 11. 16:23
    그러나 어쨌든 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거리는 매독환자의 코처럼 사라져 버렸다. 강은 침에서 흘러나온 색욕. 마지막 잎새까지 속옷을 벗어내던진, 6월의 정원은 보기 흉하게 황폐해졌다. 나는 광장으로 걸어나와, 진홍빛 가발을 쓰듯이 불타버린 구역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 -- 생각 없이 내뱉은 내 말에 그들은 발을 움직거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날 비난하지도, 매도하지도 않고, 예언자의 발 밑에 꽃을 뿌리듯 내 발 밑에 꽃을 흩뿌린다. 코가 없어져버린 이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내가 그들의 시인임을. 당신들의 무시무시한 법정이 나는 무섭다, 술집처럼! 후끈 달아오른 사창가를 홀로 지나는 나를 매춘부들은 聖物을 나르듯 두 손으로 나를 이끌고 자신의 무죄를 신에게 증명한다. 신도 내 시집을 보고 통곡하겠지! 아무 말 못하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 뿐; 신은 겨드랑이에 내 시집을 끼고 하늘을 뛰어다니다가 숨이 차면 자기 친구들에게 시를 읽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