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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지대 / 詩 최승호/ 낭송 이재영

마도로스캡틴 2008. 3. 11. 16:27

공장지대 
               詩 최승호 / 낭송 이재영
무뇌아를 낳고 보니 산모는 
몸 안에 공장지대가 들어선 느낌이다. 
젖을 짜면 흘러내리는 허연 폐수와 
아이 배꼽에 매달린 비닐끈들. 
저 굴뚝들과 나는 간통한 게 분명해! 
자궁 속에 고무인형 키워온 듯 
무뇌아를 낳고 산모는 
머릿속에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정수리 털끝을 하루 종일 뽑아댄다

 시인 최승호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대설주의보>, <고슴도치의 마을>, <진흙소를 타고>,
<세속도시의 즐거움>, <회저의 밤>, <반딧불 보호구역>, <눈사람>,
<여백>, <그로테스크>, <모래인간> 등이, 산문집으로 <황금털 사자>,
<달마의 침묵>, <물렁물렁한 책> 등이 있다.그림책으로 <누가 웃었니?>, <이상한 집>이 있다.

1982년 '오늘의 작가상', 1985년 '김수영문학상', "3회 미당문학상"
1990년 '이산문학상', 2000년 '대산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