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학 감 상 실 ♣ 119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詩 황지우 / 낭송 이재영

너를 기다리는 동안 / 詩 황지우 / 낭송 이재영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 목마(木馬)와 숙녀(淑女)/박인환 작 /박인희 낭송

목마(木馬)와 숙녀(淑女)/박인환 작 /박인희 낭송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 자본주의의 약속 / 詩 함민복

함민복 함민복(1962년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충청북도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나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4년간 근무하다가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6년부터 강화도 화도면 동막리에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물게 시 쓰는 것 말고 다른 직업..

♣ 새벽녘의 짧은 시 / 詩 고이케 마사요 / 번역 한성례

새벽녘의 짧은 시 詩 고이케 마사요 / 번역 한성례 / 낭송 이재영 긴 여행 도중 미국 산타페의 욕실에서 새벽녘 오래오래 조용히 방뇨를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는 나와 이 소리밖에 없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소리라 해도 내 자신이 내고 있던 거였지만 그것은 기묘하게도 외부에서 들려와 나를 위로..

♣ 공장지대 / 詩 최승호/ 낭송 이재영

공장지대 詩 최승호 / 낭송 이재영 무뇌아를 낳고 보니 산모는 몸 안에 공장지대가 들어선 느낌이다. 젖을 짜면 흘러내리는 허연 폐수와 아이 배꼽에 매달린 비닐끈들. 저 굴뚝들과 나는 간통한 게 분명해! 자궁 속에 고무인형 키워온 듯 무뇌아를 낳고 산모는 머릿속에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정수리..

♣ 그러나 어쨌든/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그러나 어쨌든 詩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 낭송 이재영 거리는 매독환자의 코처럼 사라져 버렸다. 강은 침에서 흘러나온 색욕. 마지막 잎새까지 속옷을 벗어내던진, 6월의 정원은 보기 흉하게 황폐해졌다.   나는 광장으로 걸어나와, 진홍빛 가발을 쓰듯이 불타버린 구역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공..